17년 봄과 여름날

발행일 : 2017-08-23 16:23  

  • 더운 여름..우째 보내셨나요?
    저는 꿈에 그리던 아이슬란드를 가기위해 옃년동안 모은 펀드를  해지하고 다녀왔습니다.
    배낭여행이 익숙치 않아  패키지로...
    14시간 정도의 비행도..예전보다 힘들고
    최고 13도 정도의 날씨, 그 곳은 여름날씨라 찬 물 섭취는 기관지가 약한 저에게 감기를 안겨주었고 계속되는 차량탑승은 몸살까지..
    그래도 잘  다녀왔고.
    셔트만 눌리면  그림이되는 풍경들을 보고왔습니다.
    깨끗한  물과 맑은 공기는 저의 가장 큰  부러움이 되었습니다.
    녹아내리는 빙하들은 안타까움을 더해주었고.
    .
    .
    .
    역시 패키지의 한계를 느끼며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 3

  • 9월이 되면 새학기가 시작합니다.

    이제 슬슬 마음을 정리하고 있을때죠?

    개학을 앞두고 있는데도 이리 연일 폭염주의보가 내리고 있네요.

    그래도 절기는 못속인다고 해의 기울기도 한 여름과 다르고

    덥다고 노래한들 가을은 오고 있으니

    밀농사 끝내고 모심은 놓은 시골동네는 누런 황금들판을 기다리고 있겠지요.


    지난 학기는 작년보다 더 많은 수확을 하였네요..

    농부의 땀의 결과는 아니고 옛 주인이신 할머니께서 심어 놓으신 것들이

    뿌리가 깊어 가뭄도, 더위도 잘 이겨냈네요.

    제가 심은 1년생, 2년생들은  더위도 가뭄도 이기지 못하고 말라 누런잎을 드러내며

    힘들게 보냈는데...그러고 보면 '뿌리가 깊은...'참 이게 중요한것 같아요.

    사람도 그렇지요. 뿌리가 깊은 사람...ㅎㅎ


    지난 한 학기 시골집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모아봅니다.


    금요일 늦은 밤에 도착하여 잠을 청하고

    눈이 떠지는 시간에 기지개를 켜며

    어렴풋하게 보이는 아침풍경과 부지런한 새들 소리에

    조용한 미소를 품습니다.

  • 눈뜨고 처음하는 일은

    안방화장실과 붙어 있는 창고에 둥지를 튼 박새의 안녕여부..조금만 창문너머로 확인


    5월 어느 봄 날, 참새보다도 작은 새가 자꾸 집 뒤 텃밭을 맴돌고 있어 왜 저러나 했는데

    공기구멍 한 뼘 정도만 남겨놓고 합판으로 막아놓은 창고선반에 그 작은 몸으로 주워다

    놓은 찌푸라기들 발견...둥지라기엔 너무나 허술한 둥지..

    마을 고양이들이 터줏대감이라고 여기저기를 어슬렁거리며 배회하고 있는데

    지켜줄 주인도 없는 이 집이 안전하다고 생각했는지...

    '아이고..이 것아..좀 더 좋은 곳에 둥지를 틀지'...

    가난한 부모가 자식을 좀 더 편안히 살라고 부잣집에 보내고 싶은 그 마음이

    저도 간절하였네요.ㅎㅎ


    어느 날은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아 이제 떠났나보다 하고 창고의 판자문을 옮기고

    고개 돌린 순간 저와 박새의 눈이 마주쳤고..저도 놀라고 박새도 놀라고

    "미안, 미안..." 푸드덕 날아가는 박새에게 미안했네요.

    그래서 간단히 마당정리에 필요한 농기구( 호미, 가위)만 한쪽으로 옮겨놓고

    최대한 창고주변엔 가지 않았지요. 만약 꼭 창고합판을 옮겨야 되면 미리 창고앞에서

    노래를 부르며 마음속으로는 '난 나쁜 사람아니야..긴장하지 말아줘'라며 제 마음을

    알아주길..기도했어요..


    넘 작아 보이지도 않는 새들을 늘 화장실 작은 창으로만 보면서 확인... 

    애달팠지요...네이버인니에게서 박새검색도 하고..나름 기초지식을 쌓기위해 노력..

    그러던 6월 어느 날, 아빠박새가 모이를 입에 넣어주는 현장발견..

    기뻤습니다..살아 있어구나..잘했네..

    고 작은 아이들도 새라고 고 허술한 둥지에서 날개도 펴보고 오물조물 움직이며

    약하디 약한 소리를 내며 엄마, 아빠를 기다리더군요. 그 모습이 하도 귀여워 작은 창을

    조용히 연 순간... 고 작은 아이들이 숨죽이며 저를 바라보았습니다.

  • 하얀 선이 보이시나요? 안보이시면 마음으로 보세요..ㅎㅎ



  • 한번도 농사를 지어보지 않았던 저희가 장날에 모종을 사서 심어보았지요.

    일단 경험해 보는 의미로..

  • 호박, 머위, 오이, 가지..등 수확물이 괜찮지요?

    밭에서 바로 따 먹는 오이는 정말 맛있더군요..저렇게 까칠했을 때 보다 좀 더 밭에 두면

    껍질이 두꺼워지는데 그 때 오이의 맛이 훨씬 달고 좋습디다.

    전 어쩔 수 없이 주말에만 가니 거의 노각오이를 먹곤하는데

    그 맛은 잊을 수가 없네요..ㅎㅎ

  • 복분자와 앵두, 그리고 2년생 블루베리입니다.

    저희도 먹고 새도 먹고..

    새들이 따 먹기위해 고개를 들기도 하고

    가느다란 가지에 사포시 앉았다 출렁이는 가지에 놀라 날아가는 새를 보는 모습도 정겹네요.

  • 여름 휴가를 다녀왔다 시골에 가니

    그 동안 열심히 내린 비와 뜨거운 햇살이 허브 숲을 만들어 주었더군요.

    그래서 싹 베어내고 씻어 말려 덖어 보았네요..

    덖는 과정에 등에 땀은 좀 흘렸지만 그냥 말려서 먹는 차보단 훨씬 더 부드럽더군요.

  • 작년에 동네 한 텃밭에서 얻어다 심은 깻잎은

    여기 저기 씨앗을 펴뜨러 이젠 깻잎 숲이 되었네요..

    키도 저보다 더 자라고... 조금 더 있으면 옆에 있는 오죽만큼 자랄 것 같아요..ㅎㅎ

    하우스 깻잎은 부드럽고 향이 적은 반면 이리 키우니 두꼅고 향이 진하네요.

  • 작년엔 공사로 화단정리한다고 밑둥정리를 했는데 집 주인인 저도 포도가 있는 줄 몰랐

    네요... 올 해 봄 뭔가 자꾸 뻗어 나와 두고 보았더니

    울 시아버님, 포도라고 하시며 줄기를 뻐칠 수 있는 대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저리 예쁘게 송이 송이 열렸네요..포도알 하나하나에 씨가 있지요?

    포도알 하나하나가 꽃이랍니다..이번에 알게된 놀라운 사실이예요.

    그러니 포도는 저 한송이를 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한 것인지..

  • 포도가 꽃을 피우고 나면 청포도처럼 초록색 알이 열릴때 저리 종이를 씌워져야 한다네요.

    저는 수확할 때가 다 된 이제야 알았습니다..ㅎㅎ

    그래서 몇 송이 되지 않기에 햄버거 종이를 얻어다 씌워주었지요.

    햇빛에 따라 익는 정도가 다르니 종이를 쒸워주면 골고루 익고

    단내로 인해 새나 벌등 벌레로 부터 보호

    농약을 친다면 농약으로 부터 보호..등등입니다.

    저흰 약을 치지 않지만 한송이에 익은 아이와 익지 않은 아이가 있어

    포도따기가 애매하더군요..ㅎㅎ..

  • 동네 고양이입니다. 배가 고픈지 항상 홀쭉해 있네요.

    저를 보면 밥달라고 "야~옹, 아옹~"

    할 수없이... 가져간 강아지 사료를 조금씩 주고 있어요.

    밥먹고 나더니 저리 마당 한쪽 돌확에 가서 물을 먹네요.

    날이 더워 물이 많이 뜨거울텐데 불러도 오지 않고

    아주 만족스런 표정을 지으며 시크하게 나가버립니다.

  • 대지의 열기운이 느껴지면 밤에 치는 거즈커튼을 이용하여 살짝 가려주네요.

    모든것이 다 드러나는 것 보다 살짝 가려줌이

    심리적으로 더 편안하게 하는 것 같아요.. 

  • 긴 글 읽으신다고 수고 많으셨네요.

    모양이랑 색깔은 별로 이지만 마당에서 나는 재료들이 주 재료입니다.

    한 술 드시고 가시지요..^^

  • 감나무 아래 의자에서 차도 한자 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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