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들께 동화 쓰기를 권하고픈 이유

발행일 : 2023-08-18 17:08  

만신창인데 뜬금없이 글쓰기를 권하다니, 그것도 나를 버겁게 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 동화를?

 

 글의 표현은 눈치 볼 필요가 없다.

- 언제부터 교사는 관리자를 넘어 학부모 그리고 학생의 눈치를 본다. 탑 오브 탑 을이 바로 교사이다. 내가 쓰는 글에서는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죽이건 살리건 혹은 살벌하게 벌을 주건 용서를 하건 그건 쓰는 이의 마음대로이다.

 

동화는 필자가 독자에게 전달하고픈 분명한 메시지가 있다.

-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훈계도 민원이 되는 시대다. 민원 정도면 다행이다. 정서적 아동학대로 교사를 옭아매기도 한다. 동화는 교사인 내가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말하고픈 훈계를 마음껏 속이 후련하게 할 수 있다. 마음에 담아둔 것들을 수다로 풀 수도 있다. 하지만, 수다조차도 교사는 수위 조절을 한다. 수다 끝  남는 것은 공허함일 때도 있다. 글은 무의식으로 밀어 넣은 것들까지 탈탈 털어 꺼내버릴 수 있다. 대화처럼 상대의 반응을 살펴가며 조심스러울 필요가 없다. 그래서 대화보다 글이 더 잔 찌꺼기가 남지 않아 후련하다.

 

 왜 그랬을까 이해하는 아량이 생길 수밖에 없다.

- 동화는 독특함이 필요하다. 등장인물에서 특이함을 찾다 보면 나를 힘들게 한 괴물 같은 아이들을 꺼내 쓰게 된다. 인물 파악을 해야 스토리 전개가 가능하기에 그들을 이해하려는 시도가 일어난다.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다 보면 '그래 그럴 수 있겠다.' 싶은 승화의 단계까지 가끔 이르기도 한다. 내가 출간한 두 권의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그런 사례였다.

 

기회가 닿으면 프로필 한 줄, 자존감 향상을 맛보게 된다.

- 엄청난 필력에 욕심을 부리는 게 아니라면 글쓰기 실력은 점점 늘어난다. 동화는 그 특성상 아동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데 밀접하게 접힌 교사만큼 유리한 직종은 없을 것이다. 나는 빈번하게 내가 쓰는 글들을 투고 전에 학생들에게 읽혀 반응을 살피기도 한다. 쓰다 보면 공모전이든, 출판이든 기회가 닿을 것이다.

 공모전에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지 3년 만에 입선, 출판은 그 이듬해부터 시작했다. 참고로 이과출신인 나는 글쓰기를 지독히도 싫어했다. 학창 시절 12년간 그 흔한 글쓰기 교내상 수상조차 없었다.

 오늘도 교실에서 힘들어하는 교사들께 동화 쓰기를 진심으로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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