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상담] 굳게 닫힌 학부모의 마음을 여는 단 한 마디!

발행일 : 2022-07-12 15:54  

안녕하세요. 학부모의 마음을 움직이는 전문상담교사, 김한석입니다.

 

많은 선생님들께서 학부모 상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계신 것 같아요. 최근 서점에서는 학부모 상담을 주제로 해서 여러 책도 나오고 있지만 바쁜 업무에 치여서 책 한 권을 온전히 읽기란 참 어려운 상황이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선생님들께서 학부모 상담을 하실 때 배워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비법 한 가지를 전수해 드리고자 합니다.

 

"어머님께서도 엄마로서의 역할은 이번이 처음이라 많이 힘드셨겠네요."

 

지금 보신 이 문장을 눈으로만 보지 말고 소리 내어 크게 읽어주세요. 국어책을 읽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이 말이 나올 때까지 몇 차례 반복해 주세요. 선생님들께서 충분히 연습을 하셔야만 내 것이 되고, 실제 상담 장면에서 자연스럽게 이 말을 꺼내서 쓸 수 있게 됩니다. 아직도 따라하지 않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다음으로 넘어가기 전에 지금이라도 꼭 소리내어 읽어주세요.

 

나그네의 외투를 벗겼던 것은 매서운 칼바람이 아닌 따스한 햇살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굳게 닫힌 학부모의 마음의 문을 열기 위해서 우리는 따스한 햇살이 되어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평범해 보이는 말 한 마디가 왜 따스한 햇살이 되어 그들의 마음을 열어줄 수 있었던 걸까요?

 

첫째. 적당한 거리에서 시작해서 점차 가까워지기

처음 시작은 '어머님'이라는 다소 공식적이고 상투적이며 거리감이 느껴지는 표현으로 시작합니다. 왜냐하면 오늘 처음 만난 사이인데 친근하게 다가서는 것 자체가 오히려 이상할 수도 있을테니까요. 특히나 학부모님들께서는 아이 문제로 인해서 학교에 불려왔다고(?) 생각하고 계신데 그런 분들이 우리에게 친밀감을 느끼고 있지는 않겠죠? 그러다보니 적당한 거리를 두면서 시작하는 게 더 낫습니다.

 

둘째. 그럴 수 밖에 없었다는 점을 솔직하게 인정하기

개인상담에서는 개인의 인지적 왜곡이나 행동 양식을 살피면서 문제의 원인을 발견하고자 노력하곤 합니다. 물론 정신역동에서는 과거의 영향을 탐색하지만 그 과정에서도 결국은 개인의 무의식적인 측면이 강조되고요. 그런데 가족치료에서는 한 개인을 둘러싼 주변 환경, 즉 체계를 바라봅니다. 그러다보면 한 가지 드는 생각은 '이런 환경 속에서는 누구라도 그럴 수 밖에 없었겠구나. 그 당시에는 그게 최선이었을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과 함께 연민의 감정이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그럴 수 밖에 없었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달리 할 수가 없었던 그들의 마음이 이해가 되는 것이죠. 우리가 느낀 이 마음을 그대로 전달해 준다면 상대방은 어떤 기분을 느끼게 될까요? 아마도 아이를 키우면서 처음으로 받아본 예상치 못한 종류의 위로에 눈물을 흘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실제로 이 말을 하자마자 많은 학부모님들께서 고개를 떨구고 눈물을 흘리시기도 하셨으니까요. '엄마로서의 삶'은 이번이 처음이죠. 그 누구도 인생을 여러번 살아본 게 아니기에 낯설고 두렵습니다. 그럼에도 엄마니까, 아이를 키워야 하니까 어떻게든 버텼을 뿐입니다. 그렇기에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서투르고 실수하고 잘못할 수 있었던 그 마음을 있는 그대로 비춰주세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마지막. 상대방이 느끼는 핵심 감정을 포착해서 돌려주기

아이가 어떤 어려움을 호소해서 담임 교사나 위클래스 전문상담교사를 만나러 학교에 오게 됐다고 가정해 봅시다. 어떤 기분이 드실 것 같으세요? 두려움, 미안함, 죄책감, 분노, 짜증, 슬픔 등 다양하고 복잡한 감정이 아마도 시시각각 교차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이 모든 감정들을 한 마디로 담아낸다면 '힘들다'가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힘들다는 말은 다소 추상적인 단어이고 이 단어만으로 학부모님께서 느꼈을 고통과 시련을 모두 담아내기란 어려울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느꼈던 감정이 무엇인지조차 모르고 헤매던 이들에게 '당신이 그런 상황이었으니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요?'라는 말은 세상 그 어떤 말보다도 크나큰 위로가 되어 줍니다.

 

"선생님께서도 선생님으로서의 삶은 이번이 처음이라 많이 힘드셨겠네요."

 

어떠셨나요? 선생님들께서도 따스한 햇살이 굳게 닫힌 마음을 열어주었을까요? 아이들과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선생님의 이번 삶이 더욱 더 행복하고 보람찬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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