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적 거짓말(Therapeutic fibbing)의 기술

발행일 : 2021-05-16 09:48  

lie 거짓말

어느 저경력 선생님과의 전화 상담입니다.

안산교육지원청 고경력(20년 이상) 교사 비대면 연수 영상입니다.

  거짓말의 기술
 
인지증(=치매) 환자를 간병하는 데 Therapeutic fibbing(쎄러퓨틱 휘빙)이란 용어가 있습니다. “치유적 거짓말” 정도로 이해할 수 있겠는데요. 인지증 환자가 하지 않은 말을 했다고 하거나 없던 일을 있었다고 할 때 I-메시지, You-메시지를 써도 한사코 부인하고 우겨 사실이 아니라고 말해보아야 별 소용이 없는 경우 적당히 둘러대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꿈 꾸셨나봐요,”라고 가볍게 넘어가거나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는 방법입니다. 거짓말 목록을 만들어 두고 그때 그때 꺼내 쓰는 것도 방법입니다. 같은 일로 반복해서 사람을 부를 때 다음과 같은 목록은 쓸모가 있습니다. 
 
화장실에 있어요, (휴대폰 들고) 전화 좀 받고 올게요, 어머니 드실 아이스크림 사올게요, 약국 가서 약 사올게요, 슈퍼 가서 사탕 사다드릴게요.
 
교사들에게도 치유적 거짓말의 기술은 필수 생존 기술입니다. 다음은 실제로 제가 교사 상담한 내용들입니다.
 
Q: 교장님 술 일주일 내내 드시는 거 좋아하시는데 술 드시면 실수도 늘어나니까 술자리 따라오라 해서 참석해서 앉아있을수록 추억이 아니라 상처만 늘어납니다.
A: 방과 후에 배울 수 있는 학원에 등록했다고 하세요. 
 
Q: 교감 샘께서 카풀을 많으면 월 8번까지 이용하세요.
A: 차를 운행하지 못할 거짓 이유 열 가지를 준비해 두셨다가 그때그때 쓰세요.
(친한 친구와 맥주 한 잔 하기로 했다 - 그리고 나가서 진짜 친한 선생님과 맥주 드세요. 뒷담 실컷 하면서. )
 
Q: 부장 선생님이 업무를 떠맡겨요.
A: 요즘 바쁜 이유 열 가지 준비해 두세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마음에 드는 취미학원도 하나 다니시는 것도 방법일 듯.)
 
Q: 남교사들의 잦은 회식이 부담되네요.
A: 일단 무조건 약속이 있다고 하세요. 그리고 나중에 약속 만드세요. 좋아하는 친구와^^
 
Q: 회의 자리에서 관계없는 말을 늘어놓는 분이 계셔요.
A: 휴대폰을 들고 전화 온 것처럼 통화하는 시늉하면서 나가서 한참 바람 쐬고 오세요. 
 
선생님의 멋진 사례 공유해 주시겠어요? 이를 모아 멋진 치유적 거짓말 리스트를 만들어 봐요. 댓글로도 좋고요. 카톡 ictsong로도 좋고요. 실명, 익명 골라주시고요^^
 
내게 필요한 거짓말을 못하는 사람은 착한 [바보]입니다.

댓글(0)

이모티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