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배치, 어떻게 해야할까?

발행일 : 2017-03-10 15:38  

  • 학기 초 첫 수업을 준비하면서 고민하는 것이 학생들의 자리 배치이다. 대개 학급 담임 교사가 키(신장) 순서나 출석 번호순으로 앉도록 한다. 이 두 가지 방법은 학기 초에 임시로 자리를 앉도록 할 때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무난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 자리 배치 방식은 여러 가지 문제점도 노출하고 있다. 신장을 기준으로 하는 경우, 키가 큰 학생들은 앞 자리를 희망해도 쉽게 그 자리를 앉기 힘들 수 있다. 출석 번호 순서대로 앉는 경우, 무작위 방식으로 자리 배치가 이루어지다보니 교우 관계, 학습 수준, 신장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기 힘들 수 있다. 희망하는 대로 자리를 배치하면 일단 처음에는 학생들이 좋아할 수 있겠지만 자리 위치에 따라 학습 분위기가 다르게 배치될 수 있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은 앞자리를 선호하고, 공부를 못하는 학생들은 뒷자리를 선호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모둠 구성시 협동학습처럼 이질적인 모둠 구성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초등학교의 경우는 담임 교사가 학급경영 및 생활지도와 교과 수업을 동시에 하고 둘 중에서도 학급 경영이 더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자리 배치도 이러한 측면에서 중점을 두고 앉도록 하면 된다.

    하지만 중고등학교의 경우, 학급 담임 교사와 교과 담당 교사가 다르기 때문에 자리 배치에 있어서 문제가 될 수 있다. 대개 학급 담임 교사가 지정한 자리대로 교과 담당 교사도 그대로 자리를 인정하여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학급 담임 교사마다 철학과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자리 배치가 다양하게 이루어진다. 그런데 학급 담임 교사가 배치한 형태가 교과 담당 교사의 수업에 잘 맞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 때는 해당 교과의 수업 특성에 맞게 자리를 재배치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두 줄을 묶어 일제 학습 구조로 자리 배치를 한다. 하지만 어떤 경우는 한 줄 씩 일렬로 배치하는 개별 학습 구조 형태나 시험 대형으로 자리 배치되는 경우가 있다. 어떤 경우에는 자 형태로 자리 배치하기도 한다. 심지어 어떤 경우는 학급 전체 학생들을 하나의 모둠 형태로 자리를 배치한 경우도 있다.

    자리 배치는 학생들 간의 사회적 상호작용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학생들은 자리 배치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자리 배치 방식에 따라 학습 효과도 다르게 나타난다. 예컨대, 설명식 강의 수업을 하는데 모둠 배치형으로 자리 배치되어 있으면 산만해져서 강의에 집중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수업 모형에 따라 자리 배치 형태가 달라질 수 있다. 자리 배치는 학습 구조와 관련이 깊다. 학습 구조란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사이의 사회적 상호 작용 방식이다. 학습 구조에는 교사의 설명 중심인 일제학습, 학생 상호 간에 상호 작용이 잘 일어나지 않는 개별학습, 학생 상호 간의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협동학습, 학생 상호 간의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경쟁학습 등이 있다. 각 학습구조에 따라 자리 배치가 달라진다. 여기에서는 다양한 자리 배치 형태를 살펴보고 각기 장단점을 분석해 보고자 한다.

     

     

    다양한 자리 배치 방식과 그 특징

     

    [시험 대형(개별학습)]

    시험 대형은 개별 학습에 적합한 자리 배치 형태이다. 학생 상호 간의 상호 작용을 최소화한 형태의 자리 배치이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설명하는 일제 학습 구조에 적합하다. 전체 학생들이 교사에게만 집중하기 좋게 배치한 형태이다. 또한 시험 대형이나 시험 기간 자율학습을 할 때도 적합한 자리 배치이다. 하지만 평상시 자리 배치를 이렇게 하는 경우, 학생들의 친밀성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시험을 보거나 개별 학습시 좋지만 협동학습 등 활동 중심 수업을 하기에는 불편한 자리 배치이다.


     

    [분단 중심 대형(일제 학습)]

    가장 일반적인 자리 배치 형태로서 일제 학습에 적합한 자리 배치이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설명하기 좋은 자리배치이다. 짝끼리 상호 작용은 용이한 편이지만 기본적으로 교실 정면에 위치한 교사나 칠판을 보기 좋은 자리 배치이다. 모둠 활동하기 불편한 자리 배치이고, 학생들이 전체 학생들의 얼굴을 바라 보기 힘든 구조이다. 설명식 강의법이나 짝 토의에는 좋지만 다양한 협동학습이나 프로젝트 수업을 하기에는 불편한 자리 배치이다.

     

    [‘U’자 대형(전체 토의형)]

    ‘U’자 대형은 전체 학생들이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전체 토의하는 좋은 자리 배치이다. 최근 배움의 공동체 운동을 통해 널리 알려진 자리 배치이다. ‘U’자 대형은 교사의 설명에도 좋고, 전체 학생들끼리 전체 토의할 때 좋다. 교사가 중간 공간을 활용하여 개별 학생들을 일대일로 지도하기 좋다. 하지만 교실이 비좁고 다인수 학급인 경우는 ‘U’자 대형의 장점을 살리기 힘들다. 다인수 학급의 경우, 어쩔 수 없이 막힌 ‘U’자 대형이 되기 쉬운데, 이 경우는 오히려 기존 분단 중심 대형보다 단점이 더 많아진다. 또한 세로줄에 앉아 있는 학생들의 경우, 교사를 바라보려면 자리를 비틀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U자 일제학습 대형]

    U자 일제 학습 대형은 U자형의 변형 대형이다. U자 형과 분단 중심(일제학습) 대형을 결합한 자리 배치 유형이다. 교탁 앞쪽 부분은 여백 공간을 만들어 놓은 대형이다. 기본적으로는 일제 학습에 적절한 자리 배치여서 강의하기에 적절한 자리 배치이지만, 전체 토의하기에 적합한 U자형 대형으로 쉽게 전환할 수 있다. 학급당 인원수가 적거나 교실 공간이 여유가 있을 때 활용 가능한 자리 배치이다.

     


    [찬반 대형(경쟁학습)]

    학급 전체 구성원들이 찬반 논쟁 수업을 할 때 유리한 자리 배치이다. 예컨대, 어떤 토론 주제에 대하여 찬성 진영과 반대 진영을 구분하고 서로 마주 보고 자리를 앉도록 하는 것이다. 경쟁학습에 적합한 자리 배치이다. 서로 마주 보고 토론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에 토론 수업에는 좋지만 강의식 수업이나 협동학습에서는 이 대형을 활용하기 힘들다. 대개 일상적인 자리 배치라기보다는 전체 토론 수업의 경우에만 이와 같이 변형하여 수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모둠 대형(협동학습)]

    모둠 중심으로 자리를 배치한 경우이다. 협동학습이나 모둠 수업에서 많이 활용한다. 모둠 대형도 일반형, 말발굽형, ‘V’자형 등이 있다. 일반형의 경우, 둘씩 서로 마주 보는 형태로 자리 배치가 이루어지는데, 모둠 활동하기는 좋지만 교사 방향에 등지고 앉아 있는 학생들의 경우, 교사를 바라보기 힘든 단점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개발한 형태가 말발굽형이다. 말발굽형은 1열 두 명은 마주 보지만 2열 두 명은 나란히 앉도록 한 것이다. 말발굽형은 강의식 수업도 어느 정도 가능하고 일반형에 비해 자리 변경이 비교적 간단하기에 협동학습 시 일반형에 비해 많이 활용되는 자리 배치이다. ‘V’자형은 마주 보는 일반형은 변형한 형태로 ‘V’자 형태로 자리 배치한 것이다. ‘V’자형은 일제 학습과 협동학습을 동시에 적용하기 쉽지만 상대적으로 공간을 많이 차지할 수 있다. 대개 교과교실을 사용할 때 ‘V’자 형태가 가능한 조합형 책상을 사용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자리 배치이다. 각 형태마다 장단점이 있으므로 고려하여 결정하면 좋다. 모둠 대형은 교사의 일제 학습에서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자리 배치이다. 교사가 일제 학습으로 주로 수업을 하는데, 학생들 자리를 모둠 대형으로 배치한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생기기 쉽다. 모둠 대형 자리 배치에서는 교사의 설명이 학생들에게 잘 전달되기 힘들다.

     

    [덴마크 대형(복합형)]

    덴마크 학교의 경우, ‘자 대형과 분단 중심 대형의 결합한 갈비뼈 모양 형태로 수업을 진행한다. ‘자 대형의 교실 중앙의 빈 공간에 분담 중심 대형을 넣은 형태이다. 다인수 학급에서도 활용하기 좋고, 전체 학생들이 토의하기 쉽고, 사이드 구석에 있는 학생들이 교사에게 집중하기 좋다. 또한 모둠 대형으로 변형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 우리 나라에서는 상대적으로 낯설게 느껴지는 자리 배치이다 보니 이러한 자리 배치를 활용하는 경우가 드물다.


     

    [다분할형(복합형)]

    일제 학습과 협동학습을 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이원화한 자리 배치이다. 교탁 앞 공간을 비워놓고 의자만 배치하거나 까페트로 깔아 놓고 교실 뒤편 공간에 모둠 대형으로 밀집하여 자리를 배치한 것이다. , 교실 앞 공간은 일제 학습, 뒷 공간은 협동학습 및 경쟁학습이 가능한 공간으로 다원화한 것이다. 교실이 상대적으로 크거나 학생 수가 상대적으로 적을 때 활용할 수 있는 자리 배치이다. 교실 공간이 비좁거나 학생들이 많을 때는 사용하기 힘든 구조이다. 교과교실에서는 많이 활용할 수 있는 자리 배치이다.


     

    [써클형(원형) 배치]

    써클형은 하나의 큰 원 형태로 자리를 배치하는 것이다. 회복적 써클이나 그룹 상담 활동, 전체 학생 회의(다모임) 등에 적합한 자리 배치이다. 책상을 빼고 의자만 원형으로 둘러서서 앉아 이야기하는 것도 좋다. 책상이 있는 경우에는 소인수 학급에 적합하다.


     

댓글(0)

이모티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