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학교 선생님 랜덤 인터뷰: 배움의 여정에 서서..

발행일 : 2017-10-13 10:37  

  • Ⅰ. 배움의 여정 – 시작 : 수업의 처음은 어떠하였나요?

    신규교사와 저경력교사, 고경력교사의 수업의 낯설음 이야기

    처음 교단에 섰을 때의 저는 교사라는 직업에 대한 이해도, 철학도 없는 상태였습니다. 하얀 백지장 같은 상태에서의 수업은 지식의 전달을 위한 수업이었습니다. 학생들은 반드시 교사인 저의 말을 듣기 위해 90도 자세로 앉아 알맞은 책 페이지를 펴고 귀를 기울여야 하고, 교사인 저는 가능한 많은 정보를 영어교과이므로 문법과 본문에 대한 설명 - 을 전달해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20여년 전 수업의 첫 시작은 두려움 반 설레임 이었습니다. 정규교사로서의 시작 전 기간제 교사를 1년 정도 하였는데 수줍음 많고 내성적이던 나는 두려움이 컸습니다. 똘망똘망 눈을 크게 뜨고 나만 바라보고 있는 아이들 앞에서 떨지 않고 과연 잘 할 수 있을 까 하는 두려움.

    어언 27년이 지났네요. 신임 때의 그 두려움은 없어졌지만 교실 수업 개선 이 후 여전히 수업을 하러 가기전의 약간의 설레임과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겠다는 약간의 다짐 같은 것을 하고 수업에 임합니다.


    해마다 첫 수업을 준비할 때는 스릴감 넘치고 기분 좋은 긴장감을 느낍니다. 어떤 학생들이 어떤 표정과 마음으로 나와의 첫 수업을 기다리고 있을까를 상상하며 아마도 굉장히 멋진 학생들이 멋진 수업을 함께 할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라는 행복한 기대도 합니다. 또한 새로운 아이들과 서로 성장을 돕는 관계를 맺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서 약간 흥분 상태가 되어 즐거워합니다.


    Ⅱ. 배움의 순간 : 배움과 나눔이 무엇인가요?

    신규교사와 저경력교사, 고경력교사의 현장에서 체감하는 배움의 순간

    배운 다는 것은 그것을 교실 안이 아닌 교실 밖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이 영어라는 교과를 배우는 것은 중간고사, 기말고사 시험을 치기 위해서가 아닌 언젠가 아이들이 영어라는 언어를 자신의 삶 속에서 써야 할 순간 쓸 수 있기 위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쉬는 시간에 웃으면서 지나가는 아이들이 서로 농담을 하다가 영어 시간에 배운 유 메이크 미 퓨리어스다!!!!! (You make me furious!)’ 라는 표현을 서로 농담조로 던지고 가는 것을 우연히 들었을 때 , 어쩌면 아이들이 나중에 저 표현을 써먹을 수 있는 가능성이 조금은 생겼겠지. 배운 보람이 있다 라고 생각할지도 몰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어교사로서 생활을 한지 27년이 지났습니다. 영어라는 과목의 특성 상 말만 들어도 어렵고 싫다는 티를 확실히 드러내는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재밌는 영어수업을 하기 위해 고군분투 하던 중 거꾸로 수업을 만났습니다. 나름 여러 가지 수업도구와 자료를 만들며 재밌는 영어 수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수업이 힘들고 한계에 부닥쳐 수업의 위기감을 느끼던 차에 거꾸로 수업은 한 줄기 빛과도 같았습니다. 내 스스로 연수를 찾아서 듣고 바람의 학교 회원으로 활동을 하면서 다른 많은 선생님들에게서 많은 걸 배웠습니다. 배운 것을 활용하고 또 그것을 동료교사와 나눔으로써 요즘은 많은 행복감을 느낍니다. 제가 강동중학교에 처음 와서 수업 아카데미에서 처음 수업 시연을 했는데 동료 영어교사로부터 많은 칭찬을 들었습니다. “영어 수업을 이렇게 재밌게도 할 수 있구나. 경력이 쌓일수록 자기 생활에 만족하며 나태하고 안일함에 빠져 교재연구도 게을리 했었는데 제 수업과 항상 교재연구하는 제 모습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고말씀해 주실 때 정말 교사로서의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늘 제가 연구한 수업자료를 동료교사와 나누고 제가 알고 있는 것을 알려드릴 때, 또 그것을 활용해보니 정말 좋더라, 감사하다는 피드백을 들을 때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제가 가진 것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이렇게 좋은 것인지는 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수업시간 중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손들고 발표하도록 지도하고 있는데, 평소에 수줍어하던 학생이 어느 날 문득 상기된 얼굴로 조심스럽게 손들고 발표한 후 얼굴 가득 미소를 보여줄 때 , 드디어 저 아이에게 배움이 일어나는구나!’라고 느낍니다. 그 아이는 스스로 발표하는 순간을 위해 수없이 많은 준비를 해왔고 드디어 자신이 준비한 것을 표현할 수 있게 되었고 더 깊이 있는 배움이 발생하는 순간입니다.

      

    Ⅲ. 배움의 위기 : 수업이 무너질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신규교사와 저경력교사, 고경력교사의 위기의 순간, 현장과의 괴리감에서 오는 한계

    무조건 라포. 결국 수업도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관계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수업에 균열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면 수업 디자인에 대해 고민하는 동시에 저와 아이들 사이의 관계도 함께 생각해 보려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과의 관계를 생각해본다는 것은 신규교사로 임용이 되고 첫 두 해 동안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부분이었습니다. 분명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놓치고 있었던 부분이었습니다. 바람의 학교 수업 모임에 우연히 참여하게 되면서 아이들과 관계를 쌓는 다양한 길들을 선생님들과 나누면서 이런 생각에 이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수업시간에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제가 특별히 할 수 있는 건 없었습니다.

    그 아이들로 인해서 수업이 무너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렇게 준비를 많이 했는데 듣지 않는 건 모두 아이들 탓이라 돌리며 내가 할 수 있는 건 잔소리와 꾸짖음 말고는.

    가끔씩 우스개 소리와 아이들과의 소통을 위해서 티비 드라마와 예능 프로를 열심히 보면서 공감대를 형성하려고 많이 노력도 했습니다. 수업 중간에 한번씩 우스개 소리 던져주고, 수업자료에 각종 아이들 좋아하는 연예인 사진으로 도배를 하고.

    요즈음의 수업 활동 시 아이들이 제가 머릿속에 그려 온 생각대로 움직여주지 않을 때 제가 제대로 하고 있는지 고민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가급적이면 아이들과의 소통을 위해 많이 노력을 합니다. 아이들 이야기를 들어주고 아이들 눈높이에서 같은 공감대를 형성하려고 노력을 합니다.


    수업 시작과 수업 중간에 아이들의 시선과 집중력을 사로잡지 못하고 몇몇 산만한 아이들의 행동에 휘말려서 미리 계획한 대로 수업을 진행하지 못할 때 나에게 위기의 순간이 찾아옵니다. 또한 아이들의 말과 행동에 차분하게 반응하지 못하고 화를 폭발시킬 때 나에게 위기의 순간이 찾아옵니다.

     

     

     

    Ⅳ. 배움을 되돌리다. : 아이들을 다시 배움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신규교사와 저경력교사, 고경력교사의 고군분투 이야기

    일단 인간적인 관계가 성립이 되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3번 질문에 대한 답과 비슷한데, 복도에서 아이들과 마주쳤을 때 눈을 마주치면서 먼저 인사하는 것이 저에게 있어 관계 성립의 첫 번째 단추였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고 흥미 있어 하는 요소들 (아이돌, 게임 등등 먹는 것 제외) 로는 아이들을 깊은 배움으로 끌어들이는 것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결국은 교사와 아이들의 관계가 바탕이 되어야 아이들도 교사가 손을 흔들고 있으면 고개를 들고 봐주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의 수업에 대한 흥미와 관심도 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수업시간에 지루해하고 잠자고 있다가도 재미있는 게임활동을 하면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게임이 끝나고 나면 바로 다시 지루해 하니 이 점은 고민을 해 봐야 할 듯 합니다.

    수업활동 게임을 하는 이유는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면서 학습효과를 높이기 위한 것인데 게임을 게임으로만 인식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쉽게 산만해지는 학생들이 내가 원하는 만큼 적극적으로 발표활동에 참여하고 수업에 집중하고 배움에 참여하도록 하기 위해서 교사인 나의 말과 설명은 가능한 한 짧게 하고 학생들이 최대한 많이 말하도록 수업을 진행합니다. 학생들 발표의 기본이 되는 학습지를 만들어서 제공하고 자발적으로 발표한 학생들에게 지명받기 면제권을 발부합니다. 이 면제권은 발표준비가 되지 않았을 때 사용할 수 있는 ‘Pass’ ticket입니다.


    Ⅴ. 배움을 닫으며- : 왜 우리는 계속 나아가야 하나요?

    신규교사와 저경력교사, 고경력교사의 수업을 계속 할 수 있는 이유

    우리는 윈윈 관계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 수업을 하다 보면 아이들도 저에게 배워가는 것이 하나 있을 것이고 (부디.. 제발!) 저도 아이들이 말하고 쓰는 것을 듣고 읽으면서 웃음보가 터질 때가 많습니다. 귀엽기도 하고 뚱딴지같기도 하고 아이들의 아이디어와 생각들이 비타민 같습니다. 비타민들이 준 힘은 다시 새로운 수업을 준비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계속 즐거운 수업을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쓰다보니 걱정이되네요... 저만 즐거우면 어쩌죠.. 아이들은...?)


    거꾸로와 바람의 학교를 만나기전 항상 수업에 대한 두려움과 부담감이 있었습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영어교사로서의 막연한 두려움. 교사 생활을 계속할 수 있을 까 하는 걱정스러움.

    이러한 위기감이 느껴지던 차에 만난 거꾸로 수업과 바람의 학교.

    수업방법을 바꾸고 나서는 그러한 두려움과 걱정이 사라졌습니다.

    수업 후 아이들이 보여주는 긍정적인 피드백 때문인 것 같아요. 영어가 재밌어졌어요. 선생님이 좋아요.

    영어교사로서 무엇보다 아이들이 영어에 관심을 가져주고 수업시간에 즐겁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주는 모습을 볼 때 교사로서 뿌듯함을 느끼는 것 같아요.

    교사의 행복은 아이들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요?


    나는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가진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나 자신이 살아있음과 행복함을 느끼고 끊임없이 새로운 교수법을 배우고 적용해보고 싶은 갈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과 수업을 계속할 수 있습니다. 또한 동료교사들과 배움이 더 잘 일어나는 수업에 대한 정보를 나누고 필요한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즐거움을 느끼기 때문에 수업을 계속할 수 있습니다.

     

                                        렌덤인터뷰는 계속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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