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싱어게인'과 '포커스'의 결정적 차이

발행일 : 2021-02-02 19:25  

희비 엇갈린 '싱어게인'과 '포커스'의 결정적 차이

[TV 리뷰] 스타가 아닌 음악인을 위한 프로그램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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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TBC 프로그램 ‘싱어게인:무명가수전’, Mnet · tvN ‘포커스:Folk us JTBC, Mnet ⓒ JTBC, Mne


개인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가수의 숨겨진 노래를 찾아 듣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새로운 가수의 노래를 만날 수 있는 음악 소개 프로그램을 즐겨 본다. 매력적인 목소리를 가진 가수의 노래를 듣는 일은 반복되는 일상의 큰 즐거움이다. 하지만 그동안 오디션 프로그램은 볼 때면 마음이 불편했다. 음악은 우열이 아니라 취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프로그램 우승자가 아니면 주목받지 못하는 승자독식의 방식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참가자들의 과도한 경쟁 구도와 불공정한 심사에 대한 끊임없는 논란도 오디션 프로그램을 멀리했던 이유이다. 하지만 오디션 프로그램은 가수 지망생이나 무명가수의 입장에서는 많은 사람에게 자신의 음악을 선보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Mnet <포커스(Fork Us)>와 JTBC의 <싱어게인: 무명가수전>은 침체된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의 새로운 출발을 보여주리라 기대하고 시청하기 시작했다.

 

▲ 포커스(Fork Us) 세미파이널 진출자 갈무리 Mnet ⓒ Mnet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의 생명은 가수의 진정성

지난해 11월 20일 첫 방송을 시작해 지난달 22일 10부로 막을 내린 Mnet(엠넷), tvN(티비엔) <포커스:Folk Us>(아래 포커스)는 포크 뮤지션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포크의 대중화를 선언하고 새로운 신인을 발굴하는 음악 경연 프로그램이었다. 참가자들은 모두 어쿠스틱 악기로만 무대를 진행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출발했다.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포크라는 장르에 주목한 기획은 참신했다.

그러나 최종회까지 시청률은 1%대에 머물렀다. 기존 오디션 참가자의 중복 참가와 기성 가수의 출연에 대한 논란이 이는 등 화제성과 참신성이 모두 떨어지면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시청자들은 단순히 음악만을 듣지 않는다. 참가자들이 어려운 여건에서도 무대에 서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기울였는지 그 과정과 음악에 대한 진정성을 보고자 한다. 그러나 <포커스>는 오디션 참가자들의 음악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지 못했다. 단순히 참가자들의 경연 준비과정의 에피소드를 보여주는 것에 그쳤다.

반면 JTBC의 <싱어게인:무명가수전>(아래 '싱어게인')은 세상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무명가수, 노래는 유명했지만 지금은 잊힌 비운의 가수에게 무대에 다시 설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취지로 제작되었다. 프로그램에서는 시청자들에게 지난 시간 동안 가수가 힘겹게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시청자들은 회를 거듭할수록 가수의 아픔에 공감하고 응원을 보냈다. 결국 가수의 노래는 삶이라는 그릇에 담기기 때문이다.

▲ '싱어게인' 무명가수전 갈무리 JTBC ⓒ JTBC


심사위원은 평가자가 아니라 조력자

<포커스>의 진행 방식에서 아쉬웠던 점은 참가자들을 대결 구도로 만드는 것이었다. 오디션의 긴장감과 기대감을 올리기 위한 방식이었지만 피로감이 커졌고 참가자의 음악에 집중하기보다는 합격과 탈락의 결과에 더 집착하게 만들었다. 심지어 라이벌 경연을 한 두 명의 참가자 중에서 한 명의 참가자도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하는 답답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 이 방송은 심사위원의 다양성도 확보하지 못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네 명이고 여성 심사위원은 한 명 뿐이었다. 심사위원을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하지 못했고, 그 중 정통 포크 가수는 박학기뿐이었다. 심사위원들의 충분한 합의 과정이 없었던 것도 아쉬웠다.

반면 <싱어게인>의 심사위원들은 참가자들의 노래에 담긴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노래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다. 심사위원들은 참가자들의 이야기를 존중해 주고 그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조언해 주었다. 최종 톱10 선발에서 탈락한 참가들에게 유희열 심사위원은 다음과 같은 말로 격려의 마음을 전했다.

"이제 여러분을 음악 하는 동료, 선후배로 무대에서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 각자의 음악을 응원합니다. 같은 무대에서 함께 노래하는 날을 기다리겠습니다."

<싱어게인>은 심사위원을 다양하게 구성했다. 연령대와 성별 모두 다양하게 구성된 일곱 명의 심사위원 균형있는 심사를 보여주었다. 또한 최종 결정은 심사위원 전원 합의 과정을 통해 결정했다. 심사위원의 합의 과정을 보며 시청자들은 심사 결과를 충분히 수긍할 수 있었다.

▲ '싱어게인' 무명가수전 갈무리 JTBC ⓒ JTBC


참가자는 주어진 숙제를 풀 것인가, 스스로 도전할 것인가

<포커스>는 매 라운드마다 참가자들에게 정해진 주제를 제시했다. 그것은 참가자들에게 한정된 범위 안에서 선곡을 해야 하는 제약이 되었다. 참가자가 자신에게 어울리는 노래를 선곡할수록 좋은 무대가 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포커스>의 참가자들은 자신이 잘 하는 곡이 아닌 새로운 곡을 준비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무대를 준비했다. 그래서 짧은 시간 동안 최고의 무대를 만드는 것이 어려웠다. 새로운 음악 장르를 조명한 <포커스>의 기획 의도는 좋았지만, 결국 기존 음악 경연프로그램의 문제점을 그대로 답습하며 아쉽게 종영했다.

반면 <싱어게인>은 방송 초반엔 참가자들이 주어진 주제에 맞게 노래하는 시간도 마련했지만, 대부분 본인이 자유롭게 선곡한 노래를 불렀다. 그 과정에서 가수가 성장했고 자신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무대를 만들 수 있었다. 참가자들의 이름을 알려주지 않고 번호로 호명하는 방식도 신선했다. 무명 가수들의 익명성은 오직 실력으로 참가자를 평가할 수 있도록 해 주었고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이 단순히 가수의 팬덤을 형성하고 스타를 만드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재능 있는 가수를 발굴하고 대중에 새로운 음악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시청자들은 마음을 위로해 주고 힘이 되어줄 숨겨진 노래와 진정성 있는 가수를 만나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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