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하게, 진실되게 교사로서의 삶을 직시하다

발행일 : 2017-01-06 10:41  

  • “이 책을 한 단어로 줄인다면 바로 ‘눈물’입니다"


  • 《선생 하기 싫은 날》의 저자 김성효 선생님은 자신이 눈물이 많은 편이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에게 눈물은 고통의 결과이자 나약함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집니다. 그러나 김성효 선생님에게 있어 눈물은 곧 ‘힘’입니다. 고통에 대하여 함께 울어줄 수 있는 사람에게는 희망이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김성효 선생님이 《선생 하기 싫은 날》을 ‘눈물’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제목이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어두운 면모와는 달리 '희망의 책'으로서 기능하길 꿈꾸기 때문입니다. 17년 이상 초등교사로 지냈고, 현재는 교육청 장학사로 근무하는 저자의 입장에서, 《선생 하기 싫은 날》이라는 제목이 보여주는 과감함은 어떤 용기와도 같은 시도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만큼 저자가 이 책에서 털어놓는 이야기는 자신이 경험했던 것들에 대한 솔직한 고백과 감정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학생과의 갈등, 행정 조직의 일원으로서 부딪치는 위기, 학부모와의 애매한 관계 등등, 교사가 교육 현장에서 충돌해야 하는 요소들에는 다양한 변수들이 작용합니다. 그 모든 걸 겪고 성찰함으로써 오랜 시간 동안 고통과 지속, 성취와 좌절, 후회와 보람을 차곡차곡 쌓았습니다.    

    《선생 하기 싫은 날》은 교사로 살면서 자주 넘어졌던, 그리고 넘어질 때마다 무너지지 않고 더 배우고 성장한 한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눈물은 상대의 아픔을 체감함으로써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교사, 학부모, 학생, 교육대학교의 대학생까지 누가 읽어도 교사의 삶을 오롯이 느낄 수 있도록 더하거나 빼지 않고 쓰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노력에 교사들의 일러스트 커뮤니티인 참쌤스쿨이 힘을 더해줬습니다. 그 소박하지만 진솔한 고백에 많은 이들이 귀 기울일 수 있도록, 그리고 더 많은 눈물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선생 하기 싫은 날》은 긴 시간 동안 다듬어졌습니다.

  • "넘어져 본 사람만이

    넘어졌을 때 얼마나 아픈지 알 수 있다"



    고학년 아이들을 지도하는 데 있어 결정적이라고 할 수 있는 몇 가지 교훈을 얻었다. 이 교훈은 이후 학급 운영을 위한 가장 밑바탕의 철학이 되었다.


    첫째, 교사는 옆에서 최선을 다해 돕되, 개입하지 않는 것이 좋다.

    교사가 직접 나서면 문제가 바로 해결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아주 잠깐이다. 교사가 보는 데서만 해결된 것처럼 보일 뿐이다. 문제의 진짜 열쇠는 아이들이 쥐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 안에서 해결되지 않는 이상 문제는 결코 끝나지 않는다. 교사의 직접 개입은 최소화하되, 늘 곁에서 돕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


    둘째, 교사가 부드러우면 강한 아이를 이끌 수 있다.

    교사를 시험에 들게 하는 아이를 지도하는 유일한 방법은 교사가 시험에 들지 않는 것뿐이다. 아이를 대하는 마음이 유연해지면 아이가 제아무리 거세게 나와도 그에 휘둘리지 않게 된다. 그래야만 끝까지 아이를 포기하지 않고 지도할 수 있다. 똑같은 방식으로 맞서는 것은 교사와 학생이 똑같아지는 것이다. 역시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그럴 수도 있다는 마음을 갖고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니까 얼마든지 그럴 수 있지, 수없이 되뇌고 또 되뇌는 수밖에 없다.


    셋째, 아이들과 천천히 깊어지는 것이 오래간다.

    교사의 감정을 솔직하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것은 아이와 가까워진 다음에야 가능하다. 아이들과 교사가 가까워지면 얼마든지 부드럽게 이해를 구하고 그에 대해 이야기도 나눌 수 있다. 자연스럽게 서로의 감정과 상처에 대해서도 말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그 전에 성급하게 다가가면 아이들은 부담스러워 한다. 빨리 친해지고 성급하게 다가가는 것보다 천천히 깊어져서 아이들과 오래도록 따뜻하게 지내는 편이 좋다.


    세상에 공짜로 얻어지는 것은 없다. 좋은 학급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마음속에 자신만의 원칙을 세워두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교육철학을 끝없이 다듬어야 한다. 아이들이 싫어하는 방식을 고집해서도 안 되고, 학부모의 이해가 없는 혼자만의 교실을 만들어서도 안 된다. 교실은 교사 혼자 만드는 게 아니라 학부모, 학생과 같이 만들어가는 유기적인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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