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줄어들게 되면 학교는 어떻게 될까?

발행일 : 2017-03-10 16:12  

  • 현재 한국 사회가 저출산 현상으로 인하여 인구가 줄고 있다는데, 어느 정도일까?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출생아는 43만 명, 합계 출산율은 약 1.21명 정도이다. 1972년생 인구가 약 100만 명이었는데, 2002년생의 경우, 49만 명이다. 30년 만에 아동 인구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저출산 현상의 원인으로 개인주의 확산, 핵 가족화, 낮은 경제 성장률, 교육비 증가, 맞벌이 부부 증가, 보육 지원 체제 미비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정부 차원이나 지자체 차원에서 출산 지원금을 늘이는 방법만으로는 인구 감소 현상을 막기에는 부족하다.

     

     

    학생이 줄어들게 되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첫째, 대학 들어가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해진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고등학교 입학생은 약 52만 명이지만 내년에는 약 6만 명이 줄어들어 약 46만 명 정도가 된다. 2000년 고등학생 전체 숫자는 230만 명 수준이었는데, 2021년도에는 130만 명, 2035년에는 118만 명 수준으로 예상된다. 현재 우리나라 대학 입학 정원은 56만 명이니까 2020년 이후에는 대학 입학 정원보다 고교 졸업자가 더 줄어들게 된다. 물론 소위 명문대학교를 가기 위한 경쟁률이 계속해서 치열하겠지만 대학 입학 자체는 그렇게 어렵지 않게 된다.

     

    둘째, 초중고의 통폐합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다. 최근 정부 차원에서 소규모 학교 통폐합을 추진하였지만 지역 사회 및 학부모들이 강하게 반발하였다. 소규모 학교가 많은 전남의 경우, 교육부 통폐합 기준에 따르면 전체 학교의 46%가 통폐합 대상이 된다. 학교가 사라지면 지역 사회의 활기가 줄어들게 되기 때문에 해당 지역 사회나 학부모들이 반발하지만 인구 감소 현상이 가속화되면 어쩔 수 없이 학교 문을 닫는 경우가 생길 수밖에 없다.

     

    셋째, 대학 구조 조정이 필요하게 된다. 2020년 이후부터는 기존 4년제 대학 중 50여개가 필요가 없게 되고, 2022년 전문대학교 중 45개를 줄여도 된다. 물론 정부 입장에서는 대학 구조 조정을 시도하겠지만 생각보다 입학 정원을 대폭 줄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대학 입장에서는 해외 학생 유치나 평생 교육 기관으로의 변신을 시도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게 될 것이다.

     

    넷째,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줄어든다. 저출산 인구 감소 현상으로 인하여 교사 1인당 학생 수도 많이 줄어들게 되었다. 초등학교의 경우, 2000년 기준 28.7명이었으나 2014년에는 14.9명이다. 중학교의 경우, 2000년 기준 20.1명에서 2014년에는 15.2명으로, 고등학교의 경우, 2000년 기준 19.9명에서 13.7명 수준으로 변화하였다.(교육통계서비스) 현재 인구 감소 현상을 감안한다면 2025년에는 교사 1인당 학생수가 13.1명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견된다.

     

    다섯째, 교사가 남아도는 현상이 생긴다.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줄어든다는 것은 일단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문제는 현재 수준으로 인구 감소 현상이 가속화된다면 교사가 남아도는 현상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초등학교의 경우, 교사 1인당 학생 수를 OECD 국가 평균인 15명 정도로 규정한다면 2016년 학생 규모에 필요한 교사 수는 약 16만 명인데, 실제 2015년 재직하는 초등 교사들은 18만 명이다. 2025년에는 지금보다 교사 수가 약 2만 명도 줄어들어야 한다.

    학생 규모에 맞추어 교사 수를 유지하려면 자연스러운 은퇴를 지원하고 별도의 신규 채용을 하지 않으면 조절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매년 수 천명씩 배출하는 교대와 사대 졸업생들을 그대로 청년 실업자로 내버려 둘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가 교대와 사대 입학 정원을 대폭 줄이기 쉽지 않고, 이것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이미 배출한 졸업생도 많이 있기 때문에 쉽게 해결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여섯째, 학력 인플레 현상이 나타난다. 대학 정원은 별 차이가 없는 상태에서 학생 수가 줄어들면 대학 진학률은 자연스럽게 올라가게 된다. 1980년 대학 진학률은 27%였으나 2010년 대학 진학률은 79%이다. 대학 진학률이 올라가면서 학력 인플레 현상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그 결과 예전에는 고졸자가 담당하던 직업을 이제는 대졸자가 대신 차지하게 되었다. 대졸자가 담당하던 직업을 석박사 학위 소지자들이 차지하게 되었다. 이제는 좋은 대학을 나와도 좋은 일자리를 얻기가 그만큼 힘들어지게 된 것이다.

     

    일곱째, 대학교를 졸업해도 자기가 원하는 직업을 가지기 힘들다. 예전보다 대학 졸업생 수는 많아졌는데, 대학 졸업생이 원하는 직업은 크게 늘지 않기 때문이다. 저성장 경제 체제에서는 고용 규모가 더 이상 늘어나지 못한다. 고령화 현상으로 인하여 기성 세대가 기존 일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시간이 길어지는 방면, 젊은 세대가 원하는 일자리는 실질적으로 감소하는 효과를 얻는다. 기성 세대와 젊은 세대가 한정된 일자리를 가지고 갈등하는 상황이 되고 말았는데, 이러한 상황에서는 상대적으로 경험이 부족한 젊은 세대가 불리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인공 지능 등 기술의 발달은 소위 전문직 일자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학생 수가 줄어들면 학교는 어떻게 될까?

    첫째, 학교가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하기 힘들어지게 될 것이다. 공급자 위주에서 수요자 위주의 문화로 변하게 될 것이다. 학교는 학생이 있어야 존재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학교라 할지라도 학생이 없으면 학교를 유지할 수 없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필요를 채워주지 못하는 학교는 생존 자체가 힘들어지게 될 것이다. 자기 학교가 다른 학교보다 경쟁 우위를 가지지 못하면 자기 학교에 진학하려는 학생이 줄어들 것이고, 그 결과 학교 규모가 축소되고, 그에 따라 예산 감소도 이루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될 것이다. 학교 경쟁력은 결국 단위학교의 교육과정이 될 것이다. 미래 사회에 맞는 특색화된 교육과정을 만들지 못하면 학교가 유지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교육과정 구성과 운영은 결국 교사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교사 역량이 학교 역량을 좌우할 것이다.

    둘째, 당분간 학교 교사의 고령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다.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이미 신규 교사 채용 규모가 줄어들었고, 기존 교사들의 이직율이나 사직율이 낮아지면서 교사들의 평균 연령이 예전에 비해 높은 편이다. 교사들의 연령대가 다양해야 활력있는 교직 문화를 유지할 수 있는데, 고령화된 교사가 많은 학교는 상대적으로 유연함이 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외동 출신의 학생들이 많아지게 되면서 학생들의 생활 지도가 갈수록 힘들어지게 될 것이다. 외동인 경우, 형제가 많은 경우에 비해 과보호 속에서 자라날 가능성이 높다. 과보호 속에서 자라는 학생들은 모범적으로 행동할 수는 있으나 상대적으로 자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맞벌이 가정이 늘고 이혼 가정이 늘면서 방치된 분위기에서 자라는 학생들이 많아진다. 이러한 경우, 거칠게 행동하거나 게임 중독 등에 쉽게 빠진다. 두 경우 모두 생활 지도상 문제가 있다.

    그렇다면 교사들은 다가오는 학교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가?

     

    [참고문헌]

    조영태(2016), “정해진 미래”, 북스톤

    정지훈(2013), “내 아이가 만날 미래”, 코리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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