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잘 발표하도록 하려면?(1)

발행일 : 2017-01-10 19:26  

  • 교사 : “기훈아, 네가 쓴 글을 나와서 발표해보렴

    학생(기훈) : (주변 눈치를 보며 천천히 나온다)

    교사 : “기훈아, 발표해 볼래?”

    학생(기훈) : “제 글은요...”

    교사 : “기훈아, 목소리를 좀 더 크게

    학생(기훈) : “...”

    교사 : “괜찮아, 자신감을 가지고 발표해 보렴

    학생(기훈) : “....”

    교사 : “남자답게 큰 목소리로 발표하라니까

    학생(기훈) : “선생님, 발표 안하면 안될까요...”

     

    수업 시간에 교사가 학생들에게 발표할 기회를 많이 준다고 해서 학생들이 알아서 발표를 잘하는 것은 아니다. 대개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의 경우, 서로 발표하려고 애를 쓰지만 고학년이 될수록 발표하기를 꺼려한다. 학생들에게 골고루 발표의 기회를 주는 것은 수업의 참여도를 높이는 좋은 방법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일부 학생들의 경우, 발표 기회를 주어도 그 기회를 잘 살리지 못한다. 발표를 잘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어떻게 지도하면 좋을까?

      

    학생들의 발표력을 기를 수 있는 8가지 방법

     

    1. 학생들이 발표하거나 대답하기 쉽도록 교사가 학습 과제를 제시하거나 좋은 질문을 하라.

    교사가 수업 시간에 제시하는 학습 과제 수준이 처음부터 높으면 학생들 입장에서는 발표하기를 꺼릴 수 있다. 정답에 익숙한 교실 문화에서 제시한 과제 수준이 높으면 정답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학생이 편안하게 발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물론 수업 마무리 단계에서 높은 수준의 학습 과제를 도약 과제로 제시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도입 단계나 전개 단계에서 높은 수준의 학습 과제는 학생들이 수행 결과를 발표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

    교사의 질문이 추상적이어도 학생 입장에서 대답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 예컨대, 교사가 학생들에게 수업 도입 단계에서 바로 민주주의란 무엇인가?’라고 물어본다면, 학생 입장에서는 좋은 것이요등 추상적으로 대답하거나 대답 자체를 머뭇거릴 수 있을 것이다. 학생 입장에서 발표하기 쉽게 과제를 제시하고 질문을 하는 것이 좋다.

     

    2. 발표의 기회를 골고루 부여하라.

    강의식 수업으로만 수업을 진행하면 학생들이 발표할 기회 자체가 없을 것이다. 교사가 불특정 다수 학생들에게 질문하면 정답을 알고 있는 외향적인 학생들이 주로 대답할 가능성이 높다. 대개 최상위권 학생들이나 중하위권 학생들은 발표하기를 주저한다. 최상위권 학생들은 정답을 알고 있지만 발표를 하면 다른 친구들에게 잘난 척하는 것처럼 비춰질까봐 두려워하고, 중하위권 학생들은 정답 자체에 대한 확신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면 발표의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기 쉽다. 최근에 인문계 고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여자 선생님을 수업 코칭한 적이 있다.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불특정 학생들에게 질문을 하면 중위권 남학생 중 외향적인 학생 소수가 주로 대답을 했다. 그런데 선생님은 그 학생들의 대답에 맞추어 수업을 진행하였다. 그러다보니 내성적인 학생, 여학생, 하위권 학생들은 수업 시간 내내 침묵을 지키는 경우가 많았다.

    가르침과 배움의 간극을 줄이기 위해서는 발표나 대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골고루 줄 필요가 있다. 희망하는 학생들에게만 발표 기회를 주는 것이 아니라 시키지 않으면 발표를 잘하지 않는 학생들도 발표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발표하기를 꺼려하는 학생들에게 교사가 발표의 기회를 주지 않으면 그 학생의 성장 기회를 교사가 주지 않은 셈이 된다. 교사가 발표를 잘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자주 발표 기회를 주어야 해당 학생들의 발표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꼬마 출석부를 활용하여 평상시 잘 발표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발표 기회를 주거나 선택 돌림판을 활용하여 랜덤 방식으로 학생을 선정하여 발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각 모둠의 3번 학생들이 나와서 발표해 보기 등처럼 모둠 번호별 발표 선정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3. 어떤 학생이 발표하기 힘들어 하는 경우, 그 원인에 대하여 먼저 생각하라.

    교사가 학생들에게 발표의 기회를 주었는데도 학생들이 잘 발표하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그 원인을 잘 이해해야 그에 따른 적절한 반응을 할 수 있다. 예컨대, 과제를 잘 수행하지 못해서 발표하기를 꺼려할 수도 있고, 과제는 어느 정도 수행했지만 자신감이 낮아서 발표하기를 꺼려할 수 있다. 성격이 내성적이어서 전체 학생들 앞에서 발표하기를 힘들어할 수도 있고, 교사의 강압적 지도 방식에 눌려서 발표하기를 힘들어할 수도 있다. 자기 생각은 있지만 친구들의 눈치를 보느라 발표하기를 주저할 수도 있고, 발표 내용이 전체 학생들에게 공개되는 것 자체가 심리적으로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과제를 잘 수행하지 못했다면 발표 대신에 과제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 좋을 것이고, 발표 내용이 전체 학생들에게 공개되는 것 자체가 심리적인 부담이 될 때에는 다른 학생에게 발표의 기회를 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4. 외향적인 학생이면 칭찬하고, 내성적인 학생이면 격려하라.

    외향적인 학생은 가급적 자기가 발표하려고 노력할 것이고, 내성적인 학생이면 가급적 발표하기를 피하려고 할 것이다. 외향적인 학생들은 자기가 알아서 발표하려고 하기 때문에 교사가 구태여 지목하여 발표할 기회를 주지 않아도 되겠지만 내성적인 학생들은 스스로 발표하려는 경우가 적기 때문에 교사가 의도적으로 지목하여 발표의 기회를 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외향적인 학생이 발표를 하면 칭찬하면 좋다. 사람은 누구나 인정의 욕구가 있기 때문에 칭찬 쿠폰 등의 외적 보상 제도가 없어도 칭찬 자체만으로도 큰 보상이 될 수 있다. 반대로 내성적인 학생이 발표를 피하려고 하겠지만 발표의 기회를 의도적으로 주고 기다릴 필요가 있다. 내성적인 학생들은 정답을 알아도 발표하려면 약 7초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므로 교사가 내성적인 학생들에게는 최소 7초 정도는 기다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내성적인 학생이 용기를 내서 발표하는 경우, 교사가 적극적으로 격려하는 것이 좋다. 격려란 실패해도 있는 그대로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다. 예컨대, 교사의 의도와 다른 발표를 하거나 오답을 말했더라도 용기를 내서 전체 학생들 앞에서 발표를 해줘서 고마워라고 표현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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